애니메이션 <코코>의 줄거리
미구엘의 가족들은 증조할머니를 따라 신발 가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간 고조할아버지 때문에, 미구엘의 집안에선 음악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미구엘은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비밀이었습니다. 미구엘의 꿈은 유명 뮤지션인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와 같은 사랑받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구엘은 마을 최고 뮤지션을 뽑는 ‘죽은 자의 날 장기 자랑’에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문제는 자기 악기가 있어야 하는 참가 자격을 미구엘이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구엘의 기타는 이미 가족들 때문에 망가졌고, 다른 음악가들의 악기는 빌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미구엘이 얼굴이 찢겨나간 고조할아버지의 옛 사진 속에서 델라크루즈의 기타를 발견하면서, 델라크루즈가 자기 고조할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미구엘은 고심 끝에 델라크루즈의 기념관에 있는 기타를 잠시 빌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기념관에 몰래 들어가 기타를 손에 넣은 미구엘이 기타를 치는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죽은 가족들의 축복이 있어야만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습니다. 미구엘은 그곳에서 만난 유일한 친구인 헥터와 함께 이승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헥터는 재단에 올라간 사진이 없어서 이승에 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미구엘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재단에 사진을 올리고 싶어 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딸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미구엘에게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등 음악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줍니다. 그런 그가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집니다.
또한 미구엘이 존경하는 가수 델라크루즈는 헥터의 친구였고, 생전에 아내와 딸 생각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헥터를 죽이고, 그의 음악과 기타를 뺏어 명성을 얻게 됐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는 델라크루즈가 아닌 헥터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딸 코코는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였습니다. 이승으로 돌아온 미구엘은 증조할머니에게 고조할아버지의 마음을 노래로 전합니다.
죽은 이를 기억한다는 것
“이승에서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이 세계에서 사라져. 그게 마지막 죽음이지.” 헥터는 이 대사를 통해 마지막 죽음은 이승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승에 사는 사람들이 죽은 이를 잊어버리는 순간이라고 설명합니다.
미구엘이 만나는 죽은 자들은 모두 해골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있는 사후세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암흑이나 절벽만 가득할 것 같은 곳이 아닙니다. 화려한 고층 건물이 가득하고, 번쩍이는 밝은 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으로, 공포와는 거리가 먼 곳입니다. 이는 죽음이 무겁고 어둡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주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죽는다고 해서 그 존재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후세계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이승에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이를 기억에서 지워버리게 되면 사후세계에서도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매에 걸린 코코,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지고 나면 고조할아버지인 헥터는 가족들에게 잊힌 존재가 될지도 모릅니다. 가족들에게 다시 돌아온 미구엘은 그녀에게 고조할아버지를 기억 속에서 지우지 말고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노래를 들려줍니다.
눈물을 왈칵 쏟게 하는 음악의 힘
<코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굳이 수상 이력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작품 내내 흐르는 음악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합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노래와 음악들이 모두 훌륭하고 기억에 남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미구엘이 마지막에 증조할머니인 코코 앞에서 불러주는 노래이자,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가 아이였던 코코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타를 치며 불러줬던 노래, ‘Remember me’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여러분도 노래와 더불어 가사를 반드시 음미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