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4>의 줄거리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마석도와 광수대는 도박 앱을 개발한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됩니다. 경찰은 그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조직을 이끄는 인물이 바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잔인무도한 백청기였습니다. 그가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라면 이 어마어마한 조직의 우두머리는 따로 있었으니, IT 천재로 불리는 장동철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다른 온라인 도박조직들을 직접 물리적으로 압살해가며 세를 불려 갑니다. 이들을 잡기 위해 마석도 팀에 사이버수사대까지 협력하여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합니다. 마석도는 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차렸던 경험을 가진 장이수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온라인 불법도박장의 세계에 대한 알토란같은 정보를 받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 사이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는 장동철을 만나러 한국에 들어온 백창기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석도와 마주칩니다. 먼저 자리를 떠나는 백창기에게서 싸한 기운을 감지한 마석도가 그를 쫓으면서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됩니다. 마석도와 형사들이 백창기와 장동철이 불법도박에 장본인임을 확인하게 된 겁니다.
온라인 불법도박을 독점하고 있는 장동철과 백창기를 잡기 위해 마석도와 경찰들은 가짜 불법도박장을 개설하는 함정을 팝니다. 그리고 필리핀에 있는 그들의 거점을 일망타진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 물고 뜯는 세 싸움 끝에 장동철은 백창기 손에 목숨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려던 백창기는 비행기 안까지 쫓아온 마석도의 손에 결국 끝이 납니다.
사랑하는 캐릭터의 힘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주인공 마석도의 캐릭터는 4편까지 이르는 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인물입니다. 그의 핵 주먹 몇 방이면 상황은 끝나버리고 맙니다. 거기서 오는 호쾌함은 따를 자가 없었습니다. 이번 4편에서도 그의 이런 매력은 변함이 없습니다. 혹자는 똑같은 이야기 구성이 반복된다고도 하고 뻔한 전개에 흥미를 잃는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천만 관객을 가뿐히 넘겼습니다. 이는 저와 같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기대하는 호쾌한 액션과 특유의 유머를 선사 받은 이들이 많다는 뜻일 겁니다.
이번 편에서도 마석도의 핵 주먹은 매서웠고, 어디에서나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물론 그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천둥 번개와도 같은 효과음이 들어가는 건 조금 볼륨을 줄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영화의 이야기 자체가 판타지에 가깝다 보니 그에 대한 것도 용인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4편의 시리즈에 걸쳐 변함없이 사랑해 온 캐릭터가 마석도이고, 그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장이수입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그의 매력은 점점 더해져 가는 것 같은데, 이번 편에서야말로 그의 뻔뻔스러우면서도 만만한 매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장동철 역을 연기한 김동휘 배우 얘기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전에는 다소 비슷비슷한 인물을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고는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 연기력이 빛을 발합니다. 장동철의 캐릭터에 대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표현해낸 그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쓰리고 아픈 현실 반영
이 잔인하고 무서운 범죄 이야기가 실화라니, 이제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마석도가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말을 듣고 낙담해서 동료 경찰들과 함께 귀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술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건 현장에 뛰어들어 핵 주먹을 날리는 마석도가 “이 나라에 왜 이렇게 양아치가 많아”라고 외치는 것을 보면서,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습은 뉴스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을 마구 때리고, 흉기를 휘두르는 인간들 말입니다.
현실과 다른 게 있다면, 마석도 같은 주먹과 정의감을 가진 이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순간 많이 슬퍼졌습니다. 마석도 같은 슈퍼맨 같은 인물이 현실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하고, 부질없는 아쉬움을 가져보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