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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진짜 배신자는 누구인가?

by 프리시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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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수> 포스터

영화 <밀수>의 줄거리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해녀들이 밀수에 나서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흐릅니다. 시작은 바닷가 마을 군천에 해녀들의 빌런인 화학공장이 두둥 등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먹고 사는 일은 사람들의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하고, 때로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해녀들의 우두머리 격이었던 진숙에게 절친이었던 춘자가 제안합니다.

바닷속에서 물건을 건져 올려만 주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데, 해녀들에겐 검은 유혹을 뿌리칠 만큼의 여유 따위는 없었습니다. 완강히 반대하던 진숙조차 동료 해녀가 상어한테 다치는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필요한 수술비를 충당하기 위해 밀수를 선택합니다.

그렇게 늪에 빠지는 줄도 모르고 다디단 돈의 맛에 빠진 해녀들에게 위기의 날이 찾아옵니다. 단속을 피하는 과정에서 춘자는 혼자 도망을 감행하고, 그날 아버지와 남동생까지 잃게 된 진숙은 춘자를 밀고자로 확신하고 죽도록 증오하게 됩니다. 수년이 지난 후, 밀수업을 하던 춘자는 권 상사의 협박에 다시 진숙과 해녀들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해녀들은 다시 밀수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문제의 그날 벌어졌던 사건의 진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진짜 배신자는 누구이고, 처단할 수는 있는 것인지, 이들 가운데 생과 사가 갈리는 전쟁이 시작됩니다.

영화 <밀수>의 김혜수와 염정아, 그리고 조인성

이 영화는 여성 투톱의 영화입니다. 50대 여배우가 투톱인 주인공의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라고 합니다. 믿고 보는 배우인 김혜수와 염정아 배우라니, 영화를 보기 전 기대감을 한껏 높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혜수의 연기는 기대했던 딱 그만큼의 것이라고 할만했습니다. 새롭게 느껴졌던 건 염정아의 연기였습니다. 물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그녀의 연기가 훌륭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 더 확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춘자를 향한 배신감이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 있어서나 수년이 지나 오해였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단순하지만은 않은 심정을 올곧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외의 캐스팅으로 다가왔던 건 조인성이었습니다. 잔인하고 치밀한, 초절정 미남인 악인의 등장이었습니다. 어울리지 않은 듯, 또 어울리는 듯 묘한 느낌의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인성 표 권필삼이라는 인물에 젖어 들면서 그 캐릭터만의 매력에 빠져, 어느새 그를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영화 <밀수>의 매력 포인트

군산의 지역박물관 한편에 남은 기록 한 줄이 이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해녀들도 밀수에 참여했다라는 기록이었습니다. 거기에 1970년대 당시 여성 밀수단이 부산에서 활동했던 사실이 더해졌습니다. 영화의 시작점은 늘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사실 무척 새롭게 느껴지는 이 설정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은 그다지 의외라거나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기보다는 예상대로 진행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영화는 재밌습니다. 아마도 지루할 새 없이 펼쳐지는 캐릭터의 향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여주인공인 춘자와 진숙 말고도 박정민 배우가 찰떡같이 연기한 장도리나, 능청스러운 다방 마담으로 분한 고민시 배우가 연기한 옥분의 매력도 놓칠 수 없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본 사람이라면, 액션에 대한 기대도 품고 영화를 보게 됩니다. 그 기대감은 조인성의 멋들어진 액션 시퀀스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집니다.

특히 스크린 가득 바다가 펼쳐지고 그 안에 뛰어들어 물질하는 그 옛날 해녀들의 모습은 장면 자체만으로 시원함과 신선함을 안겨줍니다. 수중 장면은 수심 6미터 정도 되는 수조에서 촬영됐다고 하는데, 해녀를 연기한 배우들은 3개월간의 수중 훈련을 거쳤답니다.

 

이 자리에서 네 아가리 확 찢어버리고 싶은데, 너랑 똑같은 × 될까 봐 내가 참는다.”

이 장면은 염정아가 연기했던 드라마 SKY캐슬에서의 명대사를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전체 영화를 볼 때 크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거나 출렁이는 극적 서사는 없더라도, 영화의 참 매력은 재미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밀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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