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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해>, 그들만의 달콤한 러브스토리

by 프리시 2024. 3. 29.

<달짝지근해:7510 포스터>

 

영화 <달짝지근해:7510>의 줄거리

 

과자 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는 치호는 중년의 나이에 혼자 살면서 매일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사람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퇴근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앞에 돌발변수가 등장합니다. 일영의 출현입니다. 동생인 치호를 지갑 삼아 돈을 뺏어가는 것으로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게 한 형이 그 다리가 되어준 셈이었습니다. 대출 상담사인 일영은 혼자서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 맘이었습니다. 남편은 있었지만, 중간에 그 존재가 사라집니다.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시작은 일영이었습니다. 대출 상담을 기다리던 치호가 어린아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호감을 느끼고 들이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호감을 표현하고 계속 다가서려고 하는 일영과 달리 치호는 자꾸만 뒷걸음질을 칩니다.

하지만 일영의 다정한 말과 행동에 치호도 마음을 열기에 이릅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데이트하는 장면들은 중년의 것이라기보다는 풋내가 가득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흐뭇함을 안겨줍니다.

그런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건, 그들의 가족이었습니다. 치호의 형은 자신의 돈줄이 끊길까 봐 치호의 사랑을 막으려고 하고, 일영의 딸은 엄마의 남자친구라는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지만 서로를 잊지 못합니다. 서로의 존재가 너무 커져 버린 탓이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치호의 형, 석호가 사죄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일영의 딸도 치호를 받아들이기에 이릅니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두 중년의 남녀는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판타지적인 캐릭터와 화려한 카메오

 

모든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인물들이 그렇듯이, 주인공이 어떤 캐릭터인가는 작품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치호라는 캐릭터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마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그것과는 다른 지점이 있습니다. 치호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다소 모자란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트라우마 때문이라거나 성격적 결함이 원인이 아니라,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자라게 보이기까지 하는 치호에게 일영이 빠지는 계기가 너무 허술합니다. 어린아이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모습을 한번 봤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한눈에 반하고 대책 없이 들이댄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다 큰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 맘 입장에서 말입니다. 물론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화려한 카메오들이 등장합니다. 일영의 남편으로 나오는 정우성이나 약사역의 염혜란, 다투는 커플로 등장하는 임시완, 고아성까지 화려한 면면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등장이 그렇게 반짝이는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오히려 카메오 수를 줄이고 각각의 캐릭터에 정성을 들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에겐 너무 쉬운 위기 극복

 

딸을 혼자 키우는 일영에게는 멀쩡한 남편이 있습니다. 물론 뱀 장수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녀에겐 끔찍한 남편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영이 치호와 맺어진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교통사고로 남편이 죽고 맙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할 첫 번째 장애물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두 번째 장애물이 석호입니다. 전과범에다가 도박과 폭행을 일삼는 인간쓰레기였던 석호가 갑자기 모든 것을 회개하고 동생의 사랑을 위해 발 벗고 나섭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헤어진 치호와 일영을 다시 연결해주기 위해서 TV 방송이 이용됩니다. 그 상황에 뜬금없는 생방송 출연도 당황스러운데, 주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자기 사랑 고백을 공개적으로 하는 치호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또한 그래, 영화였지라는 허용이 아니면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입니다.

쓰다 보니, 비판 아닌 비판만 하다가 끝나는 느낌인데 사실 유해진 배우와 김희선 배우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커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김희선의 연기는 그녀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역할과의 궁합이 찰떡이었다는 얘기일 겁니다.